녹향
김시습 신판 산중문답 본문
김시습의 신판 산중문답
매월당(梅月堂) 김시습은 세상을 버리고
초립 베적삼으로 산천을 유람하였다 한다
흥취가 나면 배낭 속에서 필묵과 중이를 꺼내 시를 썼다.
다 짓고 나면 개울물에 띄워 보내버린다.
불현듯 생각나면
나무토막 잘라 인상(人像)이며 짐승상을 깎고 파고 갈아
완성이 되면 바로 아궁이에 버렸다 한다.
매월당의 이러한 괴이한 행동은
산천초야를 유랑하는 초립(草笠)의 모습으로
세월 속 한(恨)의 생육신 역사를 반추하였는지 모른다.
요즈음
국민, 롯데, 농협카드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되어 난리가 따로 없다.
피해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 한다.
21세기 정보 쓰나미 파도에
방향타 잃고 달리는 ‘설국열차’가 아닌가 싶다.
초립 쓰고 베적삼 걸친 매월당이
이 난리의 혼란을 보았더라면
“내 비록 생육신의 한을 품었을망정 벌써 왔다 감이 행복하노라!”라 하며
현대판 탈정보 신판 산중문답을 읊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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