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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문신(文身)

綠香 2014. 2. 17. 10:15

 문신(文身)

 

운동을 마치면

목욕탕에 자주 가는 편이다.

자연인의 홀가분함과

세월의 누적된 스트레스가 눈 녹듯 녹아내려

새로운 탄생감을 체감하기 때문이리라.

요즈음 새로운 목욕탕의 세속도일가!

신체의 일부분이나 온 몸통에

문신을 하고 들어오는 젊은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고대 중국 문헌인 <위지(魏志)>에 나오는

진한, 마한 사람들은 남방습속인 문신을 하였는데

그 연유인즉 어부들이 고기를 잡을 때

사나운 큰 고기의 해침을 막기 위함이였다 한다.

그 문신 습속은 중세에 상스럽다 하여 단절되었으나

문신형(文身刑)이라는 형벌수단으로 근세까지 명맥을 이었다 한다.

조선조 초에

절도 초범에게는

오른 팔뚝에‘도(盜)'자를,

재범자에게는 왼팔에도‘도(盜)'자를,

관(官)의 물자나 돈을 훔치는 자에게는‘도관전(盜官錢)'을,

백주의 날치기에는 '창탈(搶奪)'을,

소나 말을 도살한 자에게는‘재우마(宰牛馬)'를,

장물아비에게는‘와주(窩主)'를 각인하는 문신을 새겼다 한다.

심지어 죄질이 나쁜 자에게는 이마나 볼에다 각인을 하여

평생 전과자임을 드러나게 했다하니 오늘의 전자 발찌가 생각난다.

그런가 하면 저자거리 상민들도 연비(聯臂)라 하여

사랑을 약속한 남녀끼리 문신을 하는 습속도 있었다하니

근대 염문가에 가장 대표적인 어을우동(於乙宇同)의 팔에는

각기 다른 언약의 여러 개 연비문신들이 새겨져 있었다 한다.

물론 결사(結社)나 결의(結義)를 하여

배신할 수 없도록 증거를 남기기 위한 문신도 있었다 한다.

어찌 보면 문신의 변천사가 시대의 풍속도 일면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시대적 그늘진 곳의 상징이 되어 혐오감을 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저자 거리에 나서보라.

언제 어디를 가든 물건 하나를 사도‘666바코드’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그 해석이 너무 분분하다.

요한계시록(13장, 20장)에 이마나 팔에 새겨 넣는‘666’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느냐!,

사망의 불 못에 던져지느냐!’하는 기준이 된다면

그것이 또 다른 현대판‘문신판도라상자(?)’변신이 아닐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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