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팽귄 이야기 본문
다큐를 통해 자연생태계를 보노라면
생명의 존엄성을 넘어 숙연해지곤 한다.
하찮은 미물의 생존 방식에서
지나온 길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남극의 한겨울 기온은 영하 70도를 오르내린다고 한다
겨울의 한풍에 해가 뜨지 않는 설야 강풍의 체감온도는
가히 살인적인 추위일 것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뜻한 곳을 찾는 것이
생태계의 존재방식이지만
남극의 귀염둥이 팽귄은
천적이 없는 가장 추운 곳을 찾는다고 한다.
일 년에 두어 개 알을 낳아
처음에 부부 팽귄 중 한마리가 둥지를 품고
다른 한 마리는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 온다.
한 달쯤 지나면 새끼들은 어미 팽귄이 되새김질해서 주는
소화시키기 좋은 먹이로 성장하여 스스로 유아기를 보낸다.
두어 달 쯤 되면 아기 팽귄들은 방수 깃털이 자라나
바다로 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바로 새끼 팽귄의 세상나들이 첫 걸음을 나선다.
백설의 돌처럼 얼어붙은 남극의 살인 추위!
팽귄 가족들은 어떻게 이 극한 추위를 극복하는가!
팽귄 무리는 남극의 추위를 견디기 위하여
서로 몸을 맞대어 촘촘히 포개 원을 만든다.
먼저 바깥쪽 팽귄이 안쪽 팽귄을 보호하고
체온이 떨어지면 안쪽 팽귄들과 위치를 바꾸어 체온을 유지한다.
그렇게 줄지어 서로를 품어 주면서 함께 춥고 캄캄한
긴긴 겨울을 보낸다.
팽귄의 자식 키우는 부부애와
그들의 공동체 생활방식은 팽귄의 생존방식이기도 하지만
‘팽귄사회’에는 ‘사람사회’처럼
패륜아나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생존방식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오늘 날씨 예보를 들으니 또 한파가 몰려온다고 한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동토의 올 겨울 마당에
팽귄의 사랑과 더불어 사는 생존방식이
팽귄이 사람에게 거저 주는 겨울나기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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