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여보–당신' 리모델링 본문
부부 사이에 오가는 호칭이 시대와 세대에 따라 다양하다.
호칭의 다양성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단면을 상징하기도 한다.
요즈음 세간 드라마에 나오는 그 호칭이 다채롭다 못해 혼란스럽기도 하다.
「자기, 오빠, 마누라, 아지, –아빠, -엄마, 이봐, 어이, 내자, 외자, 여보, 당신 ...」
이처럼 다양한 호칭에도 시대와 세대를 넘어
오래 동안 우리 안방을 차지해온 호칭이 있다면 그래도 ‘여보, 당신’일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여보(如寶∙女寶)’라고 부른다.
같을 如(여), 보배 보(寶)자로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본다.
흙으로 비진 나의 분신인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인 지체를 어찌 보배로 여기지 않으랴!
바로 질그릇에 담긴 보배(고린도후서 4:1,10)가 아닐지!
아내가 남편을 당신(當身)이라고 부른다.
마땅할 당(當), 몸 신(身)자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에 담겨있다.
창조주 하나님이
아담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었으니(창세기 2:22)
비록 개체는 다르다 할지라도 본원은 하나이니
마땅한 나의 지체가 아니겠는가!
요즈음 혼탁한 세월 속에
그나마 안방을 독차지 한 드라마 그물망에
그 호칭들이 갖가지 수난을 겪으면서
그 본래의 뜻이 퇴색하고 변색되어 가고 있다.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신혼부부에게나
세월 따라 묵은 김치처럼 곰삭은 황혼부부에게도
「질그릇의 보배요 나의 마땅한 지체」인 "여보 – 당신"으로
소중한 우리 가정의 안방을 새롭게 리모델링 해 보시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