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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들이야기

징검다리

綠香 2024. 6. 11. 05:31

어린 시절
듬성듬성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유유히 흐르던
시냇물 넘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하교 후
어머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손뼘 고무신 신은
예쁜 발목이
몹시도 후들거린다

보폭이 짧은
아장걸음으로
징검다리를
뛰 넘다 보면
빠른 물결사이로
파란 하늘이
달려가고
물속 하늘에는
꽃무늬 갈피리떼가
날쌘 몸매로
헤엄친다

추억의
칠봉 고향
흐르던 시냇가
농사철 봇몰을 이루니
버선발 물에 적실까
디딤 돌판 흔들릴까
건너뛰는 헛발걸음
행여 실족할까
앞뒤 옆을 살피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백세 인생
세상 시냇물이
곳곳마다
세월의 강물이 되어
거친 세파에
험하게 흐르니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가는 길
행여 실족할까
오늘도
말씀의 징검다리
두들기며
벅찬 가슴으로
하루를 건넌다


♧ 시편( 시 ) 18편

36. 내 걸음을 넓게 하셨고 나로 실족지 않게 하셨나이다

36. You broaden the path beneath me, so that my ankles do not 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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