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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과 딸 이야기

綠香 2013. 9. 8. 08:59

 

몇년 전 한승원은 향우(鄕友)인 이청준을 먼 곳에 보내고 귀향하니 더욱 한산한 마음이라! 한승원은 그러한 인생 여정을 예측이나 한 듯 한양살이를 청산하고 고향 장흥 바닷가 토굴에서 흠모의 정을  다하여 사람의 한계와 우주의 율동과 도학자의 여유를 회천만에 녹여 그렸다. 그것이 <흑산도 하늘 길>로 시작하여 <초의>, <추사>에 이어 나온‘다산(茶山)’이다. 경기 두물머리를 고향으로 경상도 장기를 거쳐 전라도 강진에서 18년간의 유배생활은 정녕 다산 그 사람 혼자만의 인생행로가 아닌 우리 누구네나 감추어진 삶의 그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탐진 유배지의 사의재(四宜齊)의 밑그림인 생각과 용모와 말과 행동을 말함이나, 이태백의  山中問答( 어찌하여 산중에 사느냐고 물으면 빙긋 웃을 뿐- 笑而不答心自閑)이 어찌 다산의 통한의 여유만이라 할 수 있으랴! 아내 홍씨가 보낸 치맛자락을 여섯으로 나눠 아들들에게 첩(帖)을 마련하여 주고 외동딸에게는 족자를 만들어 매화꽃 바탕에 파랑새 한 마리 그려 화제(畵題)를 담아 주니 시집가는 딸이 유배지의 부정(父情)에 사무쳐 어찌나 섧게 울었다는 대목은 가슴이 절인다! 그 가지에서 초의도 나오고 추사도 나오고 남농 3대의 곁가지도 나오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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