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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들이야기

자리끼

綠香 2024. 12. 10. 05:33

( * 어머님 추모의 날을 맞이하며 )

창호지
문틈새로
황소바람에
등이 시리고

처마밑
고드름
어둠의 무게로
익어가는 밤

한 방에
성아 동생 온 가족
짜리 몽땅 솜이불 하나
잠결에 감고 당기니

어머니 홀로
빈 이불자락
고사리 손발
밤새 덮어주고

아침은 생기밥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물배로
삼시 새끼 채우니

새벽녘
머리맡에 놓인
사발 그릇에 담긴
허기 달랠 *자리끼

흰머리 억새
주름진 세월 지나 보니
동지섣달 어머니 마음
어이 다 헤아리랴!

* 자리끼 : 밤에 자다가 
깨었을 때 마시기 위해 잠자리의 
머리맡에 준비하여 두는 물


이사야(  사  ) 28장

20. 침상이 짧아서 능히 몸을 펴지 못하며 이불이 좁아서 능히 몸을 싸지 못함 같으리라 하셨나니

20. The bed is too short to stretch out on, the blanket too narrow to wrap around you.


♬ 나훈아 ♪모정의 세월

https://youtu.be/z-6H0VUVcNs?si=rbzquCvM4Y-Sp_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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