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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백수의 아침

綠香 2013. 11. 14. 09:46

 

 일찍 아침을 나서면 먼 월출산에 동이 터 온다. 찬란한 아침 여명을 조영한 영산강은 돌아 온 굽이마다 황포돗대 향수를 실고 바다를 향한다. 강과 바다가 조우하는 여울목에 남악수변공원이 자리한다. 백수의 심신 탄력을 다져줄 중앙공원의 130 계단과 역사의 지팡이 짚고 서 있는 DJ동상을 지나며 그 혜안을 체감하여 본다. 책 펼쳐 엎어 놓은듯 자리한 도립 도서관에 들려 고금과 만난 후 영산강 수변공원을 돌며 마음에 쌓인 세월의 먼지를 흘려보낸다. 가끔은 도서관 전시화랑에 들려 수채화를 들여 다 본다. 물과 채색을 통하여 새 생명들이 태어난다. 겨울나무도 있다.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단다.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단다. 햇빛도 시들고 잎새 떨군 동토(凍土)의 벌판에서도 빈 가슴으로 팔 벌리고 허허이 서서 겨울을 지켜낸 나무는 이듬해도 벚꽃 흐드러진 화사한 봄을 키워 고운 선물을 주지 않던가! 그 겨울 나무에 이르면  백수의 일상이 감사와 은혜로 충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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