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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허투루’ 고백

綠香 2013. 11. 16. 05:34

허투루!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뜻으로

그래서 허투루 말하다/듣다라고들 한다.

 

지인(知人)을 만나면

꼭 이런 허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생각이나 행동이 눈에 씌울 때 가 있나 본다.

나의 정심(正心)을 얘기하는 정도를 벗어나

허투루 심정에 그냥 취해 버린다.

 

그 날도

나무포(木浦) 촌놈이

한양 인사동 골목 지리산식당 동동주에

오랜만에 친구 만난 반가움에 겨운 나머지

허투루 우정에 흠뻑 빠져 버렸다.

 

세상자격증 하나만 따면

평생 세상살이 보장 받는 것이 그렇게 많은데

하나님자녀자격증하나만 거저 받으면

( 거듭나기만 하면 공짜로 준다지 않는가! )

천상병이 말한 소풍 길에 천년 왕국이 영원히 활짝 열린다니!

 

이순(耳順) 연륜들이 걸어온 정심을 헤아리지 않고

우정의 해우라는 핑계로 그렇게 헤프게 말해 될 수 있겠는가!

이제 곰곰이 생각하니

나 만남의 반가움에 겨운 나머지 도를 넘을 수도 있음이니

어찌 그것을 두고 허투루일상이 아니라 하겠는가!

 

그런데 어인일인가!

정작 인사동의 동동주가 아니어도

미당(未堂)거울 앞에 돌아온 심정으로

삼백예순날 중 몇 날만이라도

세상자격증에 연연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나는 허투루요!’

나는 허투루에 허투루요!’라고 감히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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