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마라톤의 추억 본문
국민학교 어린 시절
땀으로 젖어 고무신을 벗은 채
한나절 더위에 맨발로 달리던
그 종목이 교육청이 주관하는
육상대회 출전할 마라톤인 줄도 몰랐었다.
처음 출발할 때
몸의 긴장을 풀고
서서히 호흡을 맞춘 다음
제대로 속도를 내어 달리다 보면 앞서 달리는 선수를 하나씩 따라잡는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었다.
보릿고개 시절
땡볕 더위에 그 괴물 같은
마라톤의 인고의 힘이
어디서 나왔을까!
돌이켜 보니 학교 대표로
형이랑 함께 출전하였으니
형은 늘 동생의 바람막이자
든든한 후원자였었다.
운동장 트랙을 따라
스무 바퀴 남짓 돌고 나면
정작 자신과 싸움이라는 것을
어린 나이에 체득하였지만
감칠 나는 옥수수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리라는 기대감으로
피로도 잊곤 했던 추억이 새롭다.
쾌청한 날이면
영산강 바이크 하구둑을 출발하면 소매깃에 흠칫 느껴지는 꽃샘 찬바람에
영락없이 옛날 그날 마라톤 달리기
추억의 레이스로 돌아가곤 한다.
반세기 훌쩍 넘은 세월
주님이 주신 큰 은혜로
한 동네에 형님과 동행하며 이제는
마라톤이 아닌 영산강 바이크 투어를 나서곤 한다.
처음과 나중
생명수의 목마름으로
어린 시절 마라톤의 추억을
새롭게 반추해본다.
♧ 요한계시록( 계 ) 21장
6. 또 내게 말씀하시되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로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
6. He said to me: "It is done. I am the Alpha and the Omega, the Beginning and the End. To him who is thirsty I will give to drink without cost from the spring of the water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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