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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어학연수

綠香 2013. 11. 21. 08:57

  1995710일 오후 8. 어둠 속을 뚫고 KAL KE673기는 김포공항을 이륙하여 12시간의 비행 후 호주 Brisbane공항에 도착한 것은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 7월 초순 여름의 더위가 시작되는 김포공항이었지만 도착한 호주의 공항은 남태평양 십자성의 쌀쌀한 겨울 날씨였다. 전국에서 모인 영어 교사 39명의 연수단은 연수원인 Queensland대학에 도착하여 Home Stay(하숙)소개를 받고 각각 호주인의 가정으로 한 사람씩 나눠졌다.

  TESOL Program은 주로 듣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두어 Cross Cultural Communication, Situational Role Play, Simulation등에 이르기까지 무척 힘든 어학연수 과정이었다. 하루 연수 일정이 끝나고 귀가하면 Home Stay 가족과 상호 문화에 대하여 자유롭게 얘기하면서 식사를 준비하거나 설거지를 함께 하는 것이 그곳의 자유스러운 하루의 일과였다. 물론 Home Stay 주인은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사람들로 그런 환경의 Home Stay를 교육부에서는 주선한 것이다. 계절이 겨울이어서 5시경이면 어두워지고 큰 노선을 제외하고 버스마저 끊기어 항상 귀가 길을 서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놀라운 것은 버스 시간은 도로 표지판에 안내된 시간을 그렇게 정확하게 지킨다는 점이다. 가까스로 주말을 통해 Queensland에서 가까운 명소를 찾아보는 시간이 호주 현지에 유일한 체험 시간이기도 하였다.

  호주 대륙은 하나의 거대한 섬인 탓으로 5천여 년 동안 원시적인 생물상이 잘 보전되어 있다. 호주의 특색 있는 동물인 캥거루, 코알라, 주머니 여우, 갖가지 조류와 식물 등이 자연 박물관을 연상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호주의 공식 언어는 영어로 특유의 악센트와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 다른 서구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동일하다. 호주 국기 왼쪽 모서리에 있는 작은 유니언 잭은 호주와 영국의 역사적 관계를 나타내며, 커다란 별의 7개각은 호주의 6개 주와 특별 구를 상징하며 오른쪽의 작은 별들은 남반구의 밤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남십자성을 나타낸 것이다. 호주의 찬란한 태양, 모래사장, 광활한 오지의 세계, 열대 다우림, 세계 최대의 환호초인 그래이트 배리어프, 독특한 동물과 식물, 황금의 골드 코스트,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무한한 초원 평원이 한없이 부러운 천혜의 자원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놀라운 것은 이러한 자연 자원 외에도 그들의 타고난 정직성과 친절함으로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불리는 관광산업을 크게 일으켜 해마다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 부러울 뿐이었다. 관광 산업과 함께 교육도 국익 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홍보 사절단을 비영어권인 한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 등으로 파견하여 영어 교육을 하나의 서비스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인구는 불과 300만에 지나지 않지만 남한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Queensland주에 동양 권의 많은 학생들의 학비와 하숙비, 그리고 교통비로 Queensland주의 주요한 세입을 충당하고 있었다.

  1910년에 세워진 Queensland대학은 호주에서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학이다. Queensland대학에 부설된 어학 연수원은 프로그램 내용과 강사진이 상당히 수준급이었으며, 연수원인 Ackroyed 빌딩은 그 자체가 동양인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아시아계의 많은 학생들이 어학연수를 받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 학생들과 홍콩, 대만 중국 학생들이 많은 것에 비하면 한국 학생 수는 적은 편이었다. 세계 속의 한국을 심기 위해서도 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학연수를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저 버릴 수 없었다. 호주의 학제는 초등학교가 6, 중등학교 6(호주학제 : 중등학교 7-12학년), 대학 3-6년이다. 우리의 고등학교는 호주의 중등학교 10-12학년에 해당한 셈이다 호주의 초중등학교의 교육은 각 주정부가 관장하므로 주마다 교육 과정이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지방 교육 자치제의 모델을 보는 것 같았다. 중등학교 10학년까지 의무교육을 마친 후 50% 정도가 고등부과정(11-12학년)에 진학하여 대학입시를 준비하며 대학에서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따라56과목 정도를 선택하여 심도 있게 공부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오후 3시경에 학교생활을 마치고 롤러 스케이팅, 농구, 테니스, 원드 서핑, 세일 등 다양한 취미 생활로 시간을 보내거나 그들의 타고난 모험심을 마음껏 시험하는 건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조상이 이처럼 큰 대륙을 차지한 것도 우연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이제 교육계에 닥쳐 올 교육 개방시대에 대비하여 교육 선진 대열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아남을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교육, 경제, 문화, 정치, 스포츠 모든 분야에 세계 공용어인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도구인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도구인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여 교육 선진화를 꽤해야 하리라고 본다. 5주간의 연수가 끝나는 마지막 주에 이웃 Home Stay초대를 받았다. 남편은 회사의 중역이고 자기는 교사라고 소개한 주부는 자기가 손수 마련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 매우 흡족해 하며,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집안 이곳저곳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정직함과 친절함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5주간의 연수를 마치고 814일 고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유난히도 빛나는 남십자성을 뒤로한 채 힘차게 밤하늘을 날아 이튿날 김포공항의 더운 여름의 날씨가 오히려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1995.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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