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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랭이 틈새로 보이는 쌍방울 꽃 개불알풀

綠香 2013. 8. 16. 16:17

 

가랭이 틈새로 보이는

쌍방울 꽃 개불알풀

 

 

 

한국 들꽃문화원 원장 / 박시영

 

 

 

 

 참 순박하고 꾸밈이 없고 착한 백성이 우리의 선조나 내 할아버지 내 할머니들이 아닌가 합니다.

 

이것을 증명 해주는 꽃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 어르신네분들의 다정다감한 삶의 한 단면을 이 꽃을 통하여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습니다. 이 꽃에는 우리의 선조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스며들어 있습니다. 어떻게 요렇게 작은 삶 일상의 한 작은 구석진 곳까지 익살스러움과 여유로움으로 우리 사회의 일상을 꾸려 살아 가셨는지 참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 뒤를 따르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지혜를 건너 쥐어 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이 꽃을 보았을 때는 그저 색채감에서 오는 안정감이 마음을 땡긴다 생각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였습니다. 꽃이 지고 열매까지 진득히 기다려야하는 이 꽃의 진실함이 있었습니다. 아주 평범함 속에 깊은 진리가 있는 것처럼 그저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이 꽃의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갈수록 진한 국물 맛을 느끼게 됩니다.

 

편안함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안정감이 평범한 이꽃속에 들어 있습니다. 왜 이름을 그리 지었는지 놀라면서 그러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우리의 진정한 야생화입니다. 우리의 이 보잘 것 없이 보이는 야생화가 우리의 마음을 한곳으로 묶어 줄 것임을 확신합니다. 바로 이것이 야생화의 힘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선배들이 지금의 우리들에게 야생화를 통해서 전해 주려는 깊은 의미의 힘이라 하는 것입니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우리 선배님들의 소중한 가르침인 것입니다. 느끼며 살아 온것을 느낀 그대로 우리에게 지침이 될 수 있도록 전해 주시는 것이 우리의 삶에 방향이 되는 것입니다. 작은 한포기의 이름에서 진솔한 삶의 무게를 실어 우리에게 전해 주고 가치를 찾게 해 주는 것이 선배님들의 훌륭한 가르침이라는 것이 이 풀의 교훈 같습니다. 분명 우리 어르신네 분들은 이리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물러나고 봄의 기운이 담긴 따사한 어느날 그 동안 집에만 갇혀있던 집에서 기르는 개들이 밖으로 나와 논바닥이나 밭두렁을 겅중겅중 뛰어 다니며 놀고 있었던 개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철딱서니 없는 행동들을 그저 눈으로 담고 묵묵한 생각의 그릇에만 담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닿는 발바닥의 흙의 촉감에 신나 동네 개들이 하나 둘씩 다 모여 아주 평화로운 모습으로 들판을 뛰어다니는 것을 우리의 한 일상의 생활로 마음에 담고 계셨을 것입니다. 혀를 있는 대로 뽑아서는 힘차게 뛰어 노는 든실한 수캐의 사타구니에 주먹만한 건강한 불알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매달려 붙어 다니는 것을 무심코 눈에 담으면서도 얘기는 없었을 것입니다.. 속으로는 저렇게 힘차게 내 달리다가 떨어 뜨리지나 않나 하며 혀를 차면서 이내 먼 산을 응시하고는 했을 것입니다.

 

모든 사물과 일과 생활에서 말수가 적을 뿐 깊은 애정과 깊은 관심은 저 깊숙한 심장 속에서 펄펄 끓고 있을 뿐 이내 이러한 생각을 토해 내지는 않는 것이 우리의 생활 습관이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깊은 속내를 잘 밖으로 내 보이시지 않는 우리의 선배님들의 진득한 삶이 그리워 집니다. 개 궁둥이짝 사타구니에 무엇이 달려있든 말든 떨아지든 말든 하는 것같이 보이지 많은, 실은 많은 걱정과 우려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여기에서 증명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려 이리 사설이 길어 졌습니다.

 

 

 

따사한 어느 봄날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한가한 시간을 보낼 때 발밑에서 쳐 올라 오는 야생화의 신성한 생명이 올라 오고 있으니 이 또한 우리들의 생활의 한 일부분 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가리켜서 불러 줘야할 이름을 맹기는 것 또한 우리들의 삶의 생활의 한 일부분이구요. 아름다운 연보라의 꽃이 피고 져서 작은 한쌍의 열매를 맺고 동네 분들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들 모두 이 꽃의 한쌍의 씨방이 동네 들판을 뛰어 놀던 개 사타구니에 덩렁덜렁 달려있는 불알과 같은지라 어느 누구 이의를 달지 않고 이꽃이 개의 불알같이 생겼으니 개불알꽃이라 자연스레 부르게 되고 입으로 전해 져 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우리의 선조들의 순박한 생활의 모습이 이꽃에 담겨있습니까. 이 얼마나 순진 무구한 생활사를 보는 것 같아 편안함이 앞서지를 않습니까.

 

복잡하고 얽힌 일상의 생활이 아니고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선한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는 이런 동네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꽃의 씨앗이 들어 있는 씨방의 집이 개의 불알과 똑같아 보이니 똑같다고 부르는 것이 지금에서는 왜  이렇게 이것이 순진하고 선량하게만 느껴지는지 우리의 시대를 재삼 조명 해봐야 하겠습니다. 개불알같이 생겼으니 개불알풀이라 한 것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너무나 훌륭하고 선해 보이고 착해 보입니다. 삶의 시대상이 지금의 시대상을 꾸지람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송구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있는 그대로 진솔한 자연의 한 일부분으로 살아가야 할텐데. 겸손한 자연이 저를 짓누릅니다. 사실 이 꽃의 젊잖은 말로는 지금이라 해서 땅의 비단이라고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지방색에 따라서는 봄까치꽃이라 하기도 하고 소당깨꽃이라 하기도 하지요.

 

 

 

 

소당깨는 솥뚜껑을 말하는 사투리인데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꽃 같다고도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불알꽃이 라는 이름이 더 정감이 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찬바람이 가슴 속살을 슬쩍슬쩍 차고 나가는 때에라야 제 맛이 나는 나물이 있지요. 바구니를 들고 밭고랑으로 나가면 냉이랑 망초랑 개불알풀을 뜯어다 나물을 해서 반찬으로 올려 제 맛을 찾는 것이 바로 시절음식인 것입니다. 국도 끓여서 먹고는 하였습니다. 그 시절의 그 나물 그시절의 그음식 그시절의 과일을 먹는 것이 바른 음식 생활이라 함은 모든 분들께서 도 다 아시는 일, 하오니 이른 봄 가족들과 함께 손잡고 나서서 개불알풀을 나물로 한번 드셔 보시기를 꼭 바라는 바입니다. 이른 봄날의 나물은 혀가 깜짝 놀랠만큼 맛이 좋아요. 왜냐하면 단기운이 많이 배어있습니다. 신선한 땅의 기운이 고대로 애생초의 몸에 배어 있습니다.

 

현삼과의 두해살이 풀입니다. 개불꽃 봄까치꽃 지금등으로 부릅니다. 종류로는 큰개불알풀, 선개불알풀, 눈개불알풀, 물칭개나물, 베로니카등의 종이 있습니다. 한 뼘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자라는 줄기에는 잘잘한 솜털이 있고 뿌리 근처의 밑에서 줄기가 퍼져 나와 자라고 있습니다. 꼿꼿히 자라기 보다는 은근 슬쩍 누군가에게 기대려고나 하는 듯이 비스듬히 자랍니다. 연한 보라색이 꽃살 바깥 부분을 물들이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하얀 흰색을 갖고 있습니다. 잎 겨드랑이에서 꽃을 맺습니다. 한참을 들여다보면 마음에 평화가 오는 듯 안정감이 가슴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색감의 마술인가요. 꽃의 모양도 솥뚜껑 엎어 놓은 것 같이 편하게시리 생겨서 인지 더욱 안정감이 있습니다.  두 개의 수술이 삐죽이 올라 온 것이 바닷가의 게가 두눈을 치켜뜨고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헌데 외국에서는 이 꽃을 한참을 들여다 보면은 예수님의 얼굴이 나타난다고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꽃이 이른 봄에서부터 늦은 봄까지 길게 핍니다. 한 여름철에 결실을 맺게 되는데 씨방의 모양이 바로 개의 불알 모양을 하고 있어 개불알풀이 된 것입니다. 개불알꽃이 있는데 이것은 복주머니 난이라 하지요. 씨방에 열매가 한쌍씩 들어 앉아 있는데 꼭 쌍방울이라 해도 어울닙니다. 차라리 쌍방울풀꽃이라 하면 어땠을런지.

 

그래도 개불알풀이 우리의 정서를 더 말해주는 것 같아 이리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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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림청 대표 블로그 "푸르미의 산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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