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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들이야기

불효자 思母曲

綠香 2016. 2. 3. 18:53

어머님 전 상서

어머님!
오늘이 어머님이 가신지 어언 34년이 되는 추모일이네요.
전에는 더러 꿈에 뵈시더니 요즈음에는 뵈올 수도 없네요.
마지막 가시면서도 그렇게 ‘막둥아! ...’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 세상이 많이 달라져 예전처럼 우체국에 우표 붙여 편지 보내지 않아도 문자나
카톡이 있으니 이렇게 어머님께 편지를 보내도 단 돈 10원이 없어도 되네요. 어머님의 후손들이 하늘 아래 어디에 있어도 ‘카톡’ 소리 하나로 한 마음이 되는 멋진 세상이 되었네요! 그래서 카톡마당으로 모이곤 합니다. 가신 그때도 오늘처럼 차운 겨울임에도 몸져누우시어 마지막 욕창으로 고생하시던 모습이 유난히도 많이 내린 영산강너머 설경과 겹쳐 마음 아리게 마구 달려옵니다. 어머님 살아계신 생전에 다하지 못한 소자 ‘못했습니다!’ 불효의 회한이 부메랑 되어 돌아옵니다.

친정 무월리에 가실 때 새 옷 한 벌해드리지 못했습니다.
뙤약볕에 진종일 조드래미 밭 매실 때 새참 한번 갔다 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산(多産)으로 돌아눕기도 힘드실 때 병원에 한 번 모시지도 못했습니다.
반찬 잡수실 수 없는 치아로 고생하셔도 의치 하나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머님 생신 때 ‘해피버스대이’ 노래 한번 불러 드리지 못했습니다.
제 생일에 미역국 따습게 한번 끓여 대접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제 승용차로 모시고 세상 구경 한 번 모시지 못했습니다.
옥과 한우촌 같은 곳에서 맛있는 불고기에 소주 한잔 대접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도 사람살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지만
그보다 정작 어머님 영혼을 위해 교회 한 번 모시고 가지 못했습니다.

용돈 몇 푼 드렸는데 모으셨다 집 사라고 몰래 담아주신 사랑에
‘못했습니다!’ 회한이 소용돌이쳐 돌아 돌아 아픈 마음의 새벽 눈물로
어머님을 그리며 기도드립니다!

‘사랑의 하나님!
저희 부모님의 영혼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 * 소자(小子) 어머님을 추모하는 부족한 시(詩)  올립니다. )
 

어머니,
나의 어머니!

얼궂제
조드래미
물리기
손발이 닳아
신발이 닳아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있다더냐!

질삼
품앗이
디딜방아
바느질
젊음의 한 세월
가난의 한 세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

일곱
아들

하나
산고의 고통
배고픔의 설움
베푸는 음덕이
인과응보의 덕이 되더라!

일곱 가슴
한 가슴
가슴 가슴마다
소쩍새 울음으로
어머니,
나의 어머니!

 
- 1993.8.29 (음 7.12) 씀 -

에베소서( 엡 ) 6장

2.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2. "Honor your father and mother"--which is the first commandment with a 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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