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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들이야기

暴暑 別離頌

綠香 2022. 9. 14. 16:20

땡볕 마른 더위여!
그대를 세상은 폭서(暴暑)라 부른다네!
그대는 올 여름 말씀의 묵상을 일상으로 하려는 나를 얼마나 혼미케 하였는가!
더욱이 코바19 고얀 녀석까지 데불고 말세의 위세를 떨치려 했던가!
한 세기 두어 보기 드문 한양과 중부지역에 쏟아 부은 물 폭탄!
반지하에서 들려 오는 
마지막 다급한 가슴을 찟는 
그 아픈 목소리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 엄마! 문이 안 열려!"

한편으로 
이만한 더위의 고난도 없이 
말씀의 은혜를 누리려 했느냐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한다네.
역사의 수많은 골마다 고난과 격동속에 목숨 바쳐 말씀의 빛을 전한 분들이 이만한 더위에 지쳐 까탈스러워 하는 나를 보고 뭐라 하실까!
  
내자가 이웃에 
한 폭 얻어 심었더니 이제는 화분을 가득 메운 야화(夜花 : 夜來香)를 자랑하지 않을 수 없다네.
폭서에 보대끼는 세상을 헤아려 낮에는 저렇게 짙은 청록의 생명을 주더니  밤에만 몰래 활짝 꽃 피어 진한 녹향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너른한 거실 공간을 그윽한 향으로 채우니 
요즘 세상 어디 이만한 효심이 따로 있으랴!
더위 폭염이여!
내 아노니
더위의 근원은 햇빛이요
햇빛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니
어찌 더위 그대를 폭염군으로만 몰아 미운 탓만 하겠는가!

이제 입추를 지나 처서(處暑) 문턱에 소슬바람이 조석으로 소맷깃에 묻어나려니 
그 고얀 심술 그만 부리고 
멀리 떠나시게!
말세의 온역 코바19도 작열하는 태양 복판에 통채로 녹여버리게!
더위 핑계로 흐트러진 말씀의 묵상을 生命의 綠香으로 맞이하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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