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커피라떼 본문
세찬 바람
눈 내린 얼음판에 택배 오토바이 아파트 문 앞에 다급히 서둘러 멈추더니 시동도 끄지 않은 채 달려온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던 중이라
출입문 열어주니 반색하며 고마워한다.
그 손에 들린 가뿟한 비닐봉지
궁금해 물었더니 "커피라떼" 한 잔이라며 하나에 9,000원 택비 3,000원이란다.
'커피라떼 하나도 배달하나요?'
칼바람에 춥고 눈 오는 날이면 주문도 더 많다고 한다.
나도 몰래 나무포 촌노다운 상상력이 발동한다.
달달한 커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볼 어느 분의 낭만 순간에 빨간 신호등 거리를 아슬아슬 달리는 앳된 택배꾼의 곡예 운전 모습이 겹쳐온다.
어찌 보면 이것도 필요충분조건의 접점일지 모를 일이다.
언젠가부터 현관 출입문 앞에 시동도 끄지 않은 채 달려오는 중무장한 택배꾼을 볼 때마다,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서둘러 현관문을 열어주곤 한다.
세월이 덧칠하는 새 풍속도에 접할 때마다 2,700년 전 일상의 눈, 비를 이처럼 소상히 묘사한 말씀 앞에 성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네요!
♧ 이사야( 사 ) 55장
10.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서는 다시 그리로 가지 않고 토지를 적시어서 싹이 나게 하며 열매가 맺게 하여 파종하는 자에게 종자를 주며 먹는 자에게 양식을 줌과 같이
10. As the rain and the snow come down from heaven, and do not return to it without watering the earth and making it bud and flourish, so that it yields seed for the sower and bread for the 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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