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4/06 (19)
녹향
겨우내 생명을 품은 잠자던 씨앗 검게 익힌 밑거름 뿌린 두둑한 구덩이에 보드란 흙 헤집고 살포시 고개 내민 여리디 여린 새 싹 햇빛이 비와 바람 데불어 굵은 줄기 뻗으니 노란 호박꽃 벌 나비 기다려 한 몸을 이루어 밤새 맺은 야들 야들한 애동호박 손바닥 호박잎에 숨은 앳띤 얼굴 아침 이슬에 덩그렁 몸짓을 키우더니 밭두럭 찾은 주인 발길에 소스라쳐 놀란 하늘을 품은 보름달 둥근 얼굴 생명의 신비여! ♧ 고린도전서( 고전 ) 15장 38. 하나님이 그 뜻대로 저에게 형체를 주시되 각 종자에게 그 형체를 주시느니라 38. But God gives it a body as he has determined, and to each kind of seed he gives its own body.
빙판 위 한 뼘 자리 돌고 돌아 한결같이 비우고 내려놓으려 꽂힌 듯 땅 위에 서서 하늘을 보며 삶의 공간 선 자리 하나로 중심을 삼다 어쩌다 살짝 닿기만 해도 튕기어 빛바랜 서로 다른 분신으로 흩어 저 운명처럼 멈추다 돌듯 돌다가 멈춘 듯 동정(動靜) 조화를 이루어 하나 되려니 땅이 하늘이요 하늘이 땅이라네 ♧ 에베소서( 엡 ) 5장 23.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 23. For the husband is the head of the wife as Christ is the head of the church, his body, of which he is the Savior.
태중에 죗짐지고 태어나 세월 따라 나이처럼 늘어만 나더니 어릴 적 부모님이 덜어주고 아파트 청소차 날마다 쓰레기 비워가도 주름진 얼굴 죗짐 보따리 쌓이고 쌓여 등뒤에 무게 마음의 잣대로 가늠할 수 없어 해넘이 보이는 산 바라만 보다 비우고 내려놓으려 찾아간 언덕 팔 벌려 오래 기다리시는 보혈의 십자가 ♧ 마태복음( 마 ) 11장 28.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28. "Come to me, all you who are weary and burdened, and I will give you rest. ♪ Amazing Grace : https://youtu.be/pTpCO9oHLco?si=D0c4Bd7AHdX-aLCY
하루에 가장 길고 가장 높게 빛을 주시니 땀 흘려 가꾸는 들녘 푸른 생명으로 남실대고 스물넷 절기 가려 때를 따라 비를 주시니 짊어진 무거운 짐 내려 풍년의 약속으로 가득하고 하늘과 땅 생명의 기쁨 전하는 바람 주시니 텃밭에 수줍은 감자꽃 토실토실 영글은 하지 감자 ♧ 에스겔( 겔 ) 34장 26.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내 산 사면 모든 곳도 복되게 하여 때를 따라 비를 내리되 복된 장마비를 내리리라 26. I will bless them and the places surrounding my hill. I will send down showers in season; there will be showers of blessing.
삶의 고갯마루 넘어설 때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어 어둠에 방황하는 나를 영원한 빛으로 인도하시네 ♧ 로마서( 롬 ) 8장 2.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2. because through Christ Jesus the law of the Spirit of life set me free from the law of sin and death.
풋보리 내음이 짙은 보리고개 한나절 들녘 여름 햇빛 바람결에 파도치는 까실한 황금물결 어린 시절 풀대죽으로 물배 채우던 옛날로 돌아와 부뚜막 솥뚜껑 열면 가족사랑 잘 익은 보리개떡 솟쿠리 널브러진 삼베보에 보리고개 추억이 입안에 사르르 녹네 ♧ 요한복음( 요 ) 6장 9.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삽나이까 9. "Here is a boy with five small barley loaves and two small fish, but how far will they go among so many?"
나무로 살면 나무가 되고 바람으로 살면 바람이 되고 하늘로 살면 하늘이 되고 사람으로 살면 사람이 되니 나무 바람 하늘 사람으로 살면 천지간에 사람이 보이네 ( * 手木師 : 환갑이 넘은 제자인 나무의사를 희화화한 이름 ) ♧ 신명기( 신 ) 3장 24. 주 여호와여 주께서 주의 크심과 주의 권능을 주의 종에게 나타내시기를 시작하였사오니 천지간에 무슨 신이 능히 주의 행하신 일 곧 주의 큰 능력으로 행하신 일같이 행할 수 있으리이까 24. "O Sovereign LORD, you have begun to show to your servant your greatness and your strong hand. For what god is there in heaven or on earth who can do ..
파란 하늘 구름 사이 손바닥 밭뙈기 밟힐세라 발조심 뽑힐세라 손조심 풀 매고 두럭 치고 정성껏 다독여도 밤사이 비바람 한번 스치고 지나면 어느새 도둑처럼 돋아난 이름 없는 잡초 그늘진 마음밭에 빛바랜 그림자여! ♧ 시편( 시 ) 144편 4.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 4. Man is like a breath; his days are like a fleeting shadow.
천왕봉 넘어 남창천에 머문 햇살이 창문을 열면 세월 익은 몽당연필로 하얀 종이에 마음을 그린다 햇살에 비추인 마음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 그리다 지우고 지우다 또 그려본다 한사코 그림자 지우니 또 다른 그림자가 가린다 외모가 아닌 빛 중심에 그림자 없는 마음 수도 없이 그려본다 ♧ 사무엘상( 삼상 ) 16장 7.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7. But the LORD said to Samuel, "Do not consider his appearance or his height, for I have rejected him. The LORD does not l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