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티스토리챌린지 (20)
녹향
유달산너머 불어오는 세찬 바람 무성한 잎새 떨군 빈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을 열고 세상 부딪히는 소리 열린 하늘로 비상을 꿈꾸며 황량한 벌판 생명의 빛 찾아 삶의 질긴 끈 햇살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 요한복음( 요 ) 1장 4.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4. In him was life, and that life was the light of men.
며칠 전 무릎 인공관절 수술 대기실에 의자를 지키고 있었지요. 차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잠시라도 고통의 시간을 나의 분신과 함께 나누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기다리는 시간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텅 빈 공간의 허전함이 맴돌 뿐 정작 두어 시간이 지났음에도 수술실 문이 열리지 않으니 긴장과 초조감으로 불안감이 겹쳐 왔지요. 병원의 수술 경험과 병실문화에 익숙한 분들의 귀띔이 생각납니다. 수술실에 기다려도 얼굴만 스칠 뿐이니 차라리 회복실에서 마음 편히 기다리면 된다고 했지요. 일명 "무릎 박사"로 통하는 박원장님의 투박한 어투와 구수한 상담은 환자와 가족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해와 공감으로 모두의 마음에 편함을 주고 초조함을 가볍게 해 줍니다. 새로 도입한 로봇인공관절의 정밀한 수술로 절단 부위가 좁..
해마다 담근 김치 질그릇 항아리에 세월을 익혀 계절의 맛 온몸으로 품어 덥히고 얼리어 묵은지로 거듭나니 멸치 다시물에 얼큰한 된장 풀어 까탈한 세상 입맛 맛깔스럽게 맞추는 며느리 음식 솜씨 못마땅한 시어머니 진국 맛 들이니 진시황제 수라상이 어찌 이보다 나을쏘냐 ♧ 고린도후서( 고후 ) 4장 7.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7. But we have this treasure in jars of clay to show that this all-surpassing power is from God and not from us.
노을빛 단풍 드높은 하늘에 파문을 헤집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손안에 찻잔 호수 갈색으로 물든 여울 한가운데 잔잔한 하얀 하트 너와 나 하나 된 가슴에 사뿐히 내려 입안에 사르르 녹은 그윽한 맛 호젓한 오솔길 무르익은 가을 향기 입안에 가득하네 ♧ 고린도후서( 고후 ) 2장 15.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15. For we are to God the aroma of Christ among those who are being saved and those who are perishing.
고운 단풍잎 凋落의 노래인가 했더니 마지막 남은 카렌더이더라 출렁이는 강물에 立冬인가 했더니 기러기 떼 날고 있더라 고향 산마루 因緣의 억새춤인가 했더니 돌아온 빈 메아리이더라 끊긴 카톡에 絶緣인가 했더니 하늘로 떠난 임이시더라 소슬바람에 追憶의 폭죽인가 했더니 전쟁터 밤하늘 드론이더라 석양 노을에 落照의 황혼인가 했더니 백수의 가난한 기도이더라 ♧ 시편( 시 ) 71편 18.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수가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을 장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18. Even when I am old and gray, do not forsake me, O God, till I declare your power to the next gene..
머리로 읽으면 글자의 흔적 마음으로 읽으면 영혼의 울림 한강의 삼촌 한충원목사님의 기도 그 울림을 함께 나눕니다. *** ( * 한강님의 삼촌 한춘원목사님의 글입니다.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 사랑하는 조카,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네. 조카 개인의 크나큰 영광이요 아버지 한승원 작가 형님 가문의 영광이요 대한민국의 쾌거네. 나도 조카와의 관계를 아는 지인들로부터 꽤 많은 축하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네. 나도 지난 40여 년 동안에 100여 편의 논문과 연구보고서를 쓰면서 체험한 바로는 한 편의 작품을 쓴다는 것이 마치 자신과의 씨름처럼 힘든 일인데, 하물며 상상의 세계를 글로 옮기는 창작은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오죽하면 창작 활동을 임신과 출산에 비유하겠는가? ..
작은 섬이 대륙을 쳐다본 죄로 일본도 미국도 아닌 것이 엔화도 달러도 아닌 것이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것이 오키나와 류큐로 헷갈리어 빛이 아닌 빛으로 토인 아닌 토인으로 서럽게 살아왔네 ♧ 요한복음( 요 ) 1장 4.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4. In him was life, and that life was the light of men.
주사위 던지는 손끝마다 한판을 가늠하는 까만 눈동자 도 개 걸 윷 모... 말금 따라 가는 줄 달리어 말판에 택한 길 돌고 돌아 쫒고 쫓기는 운명 맞은편 육면 일곱 수를 이루어 작은 손바닥에 펼쳐진 삶 ♧ 고린도전서( 고전 ) 15장 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22. For as in Adam all die, so in Christ all will be made alive.
누에는 밤마다 꿈을 꾼다 한 마리 나비가 되는 꿈 사락사락 뽕잎 먹고 자라 세 잠 자고 통통한 몸매 입으로 생명줄 토하여 고운 비단결 둥근 집 지어 스스로 갇힌 육신 날갯짓 거듭남의 꿈 누에는 날마다 부활의 꿈을 꾼다 ♧ 베드로전서(벧전) 1장 23. 너희가 거듭난 것이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하나님의 살아 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23. For you have been born again, not of perishable seed, but of imperishable, through the living and enduring word of God.
어제 오늘 손바닥 93번 텃밭이 어느새 마음에 밭이 되어 이마에 땀 흘리니 삽으로 두럭 내고 거름 뿌려 비닐지붕 씌워 행여 때를 놓칠세라 씨 뿌려 가꾸니 비 바람 햇볕이 하나 되어 처음 싹이 이삭으로 자라 곡식으로 열매 맺으니 생명의 빛 영산강너머 가슴에 넘치는 녹향의 뜰 ♧ 마가복음( 막 ) 4장 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28. All by itself the soil produces grain--first the stalk, then the head, then the full kernel in the head. * 93번 주말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