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청마는 달린다! 본문
갑오년 말띠!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마는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준마를 상징한다.
옛날부터 말은 지혜롭고 영리하며 활기가 넘치는 동물로
정복의 역사 한 가운데 ‘기마민족’의 중심이 되어 왔다.
행운의 청마 기운을 타고 갑오년 새 출발의 화두를 담아본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구멍이 없어진다!'는
괴테의 명언은 몇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일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로 여겨진다.
정초 한나절 바둑의 삼매경에 빠져 보았다.
바둑을 시작하는 처음 포석은
전체 바둑판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경험을 수없이 한다.
행마의 진행도 그 순서에 따라 ‘죽을 말이 살아나고, 살 말이 죽어난다!’
전체를 보는 안목과
비우고 내려놓는 행마의 순서는 바로 우리 삶의 모습이 아닐지!
나를 비우면 넉넉해지고
채우려 들면 대마(大馬)가 숨을 거둔다.
상대에게 두어 집 쯤 내어주면 나의 여유가 보이지만
대마를 낚아 일확천금을 얻으려 욕심을 부리면
자책 수에 폐가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술수와 승부를 초월하여
나를 비우고 내려놓아 바둑의 주인이 되면
걸어온 길
걷고 있는 길
걸어갈 길이 보인다.
갑오년(甲午年) 청마(靑馬)의 새 아침!
청마로 달리는
흑백 361 바둑판의 작은 우주에서
하루의 아침
한 해의 봄
인생의 유년 속에
인생 혜안의 청마 해돋이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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