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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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옥과장날

綠香 2024. 7. 4. 05:29

닷새만에 서는
*옥과 시골 장날은
만원 버스 조수도
그날은
목청껏 오라이~
소리 지르며
자갈 깔린 신작로
양곁으로 미루나무
버스길을
뿌연 먼지를
날리며 달린다

삼복 더위에
땀으로 가꾼 삼나무
가마솥에 뜨겁게 삶아
땡볕에 바싹 말리고
호롱불 도두 켠
질삼 품앗이로
쇠북 베틀에 태어난
노오란 삼배옷감

물받이 논에
무성히 자란 왕골
장맛비에 태풍 올세라
모깃불 냉갈 쐬이며
서둘러 초석감 껍질 말리어
늦은 밤
이른 새벽 가리지 않고
덜거덕 거리며
보디질로 매어 쳐
매끈하게 골을 이룬
시원한 초석

두엄자리 헤집고
토실한 굼벵이
감나무 그늘 자락
부드러운 새싹
맷방석 가장자리
보리이삭
가리지 않고 먹이 삼아
통통히 살찐
씨암탉이 낳은
달걀꾸러미

옥과장날
상한가를 기대하며
바리바리
메고 이고 짊어진
장터길
이른 아침 나선
가벼운 발걸음이
장터 막걸리 집에
회포를 풀다
저녁 늦게사
귀뚜라미 별빛 발길

어둠이 짙게 내린
시냇가 건너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식솔들
호롱불빛 앞세워
마중 나가던
옥과장 날
그 어린 시절
그 장터길은
그 어디에서
이제
다시 찾아볼 수 있으랴!


( * 곡성군 옥과면 )

♧ 누가복음( 눅 ) 7장

32. 비유컨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서로 불러 가로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애곡을 하여도 너희가 울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32. They are like children sitting in the marketplace and calling out to each other: "'We played the flute for you, and you did not dance; we sang a dirge, and you did not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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