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학창시절 이야기2 본문
내가 다녔던 시골 농촌 중학교는 집에서 5킬로 남짓 떨어진 한적한 곳에 자리하였다. 학교 선택이란 별반 의미가 없었으니 형이 다니면 당연히 그 학교로 선택되기 마련인 세월이었다. 중학교에 한 학년 차로 이듬해 입학해 보니 형은 장학생으로 뜨는 별이었다. 장학생의 효력을 잘 모르다가 선생님이 형을 대하는 품격이 다름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선생님이 나를 인식하는 분위기는 늘「누구 동상이지」로 호칭되었지「 아무개!」라고 불린 적이 별로 없었다. 비로소 차별대우(?) 설움을 깨닫게 된 것이다. 어린 나이었지만 내심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어린 나이에 순수한 시샘이라기 보다 오히려 오기의 내발적동기인 ‘공부욕심’이 발동하였던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그 덕분에 나 역시 장학생이 되어「누구 동상」이 제자리 이름을 찾게 되었다. 물론 5킬로 떨어진 신작로 자갈길을 걸을 때 마다 손에 단어장을 늘 들고 다녔다. 통학 차비는 시장 뒷길 붕어빵집에서 탕진하고 으레 걸어 다니곤 하였으니 영어단어 외우기는 노변에서 다 이루어진 셈이다. 그 덕분인지 그 당시 쉽지 않는 진학을 위한 필수 관문인 「고입자격검정고시」도 합격하여 형제판 합격이라는 간판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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