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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향
텃밭에 밤새 내린 이슬 방울방울 영글어 여리디 여린 부드러운 속살 노랗게 물드니 바람결에 노란 어린잎 살포시 내민 얼굴에 한나절 따사로운 햇살 곱게 비추어 애띤 푸른 *결구 어린 젖가슴처럼 몽올지니 밤낮으로 수줍어 몰래 익어가는 배추 밭고랑 ( * 결구(結球) : 호배추 따위의 채소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일 ) ♧ 시편( 시 ) 65편 10.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 주시나이다 10. You drench its furrows and level its ridges; you soften it with showers and bless its crops.
발길 따라 가는 길 기러기 한 복판 짝지은 날갯짓 찾고 찾아 허공을 맴돌아 세월의 강 굽이 굽이 흘러 홀로 선 나그네 산너머 청솔 가지 사이로 낯익은 산천 선채로 돌이 되어 소리쳐 부르니 하늘 아래 고운 단풍 예나 다름없는데 빈 그림자로 되돌아오는 메아리여! ♧ 잠언( 잠 ) 16장 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9. In his heart a man plans his course, but the LORD determines his steps.
아침이 여릿 열리는 영산강 스멀스멀 스치는 안개 이슬로 맺혀 섬집아기 잠재우던 파도소리 비우고 내려놓은 텅 빈 가슴에 빛으로 촉촉히 젖어오네 ♧ 마가복음( 막 ) 13장 35.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혹 저물 때엘는지, 밤중엘는지, 닭 울 때엘는지, 새벽엘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35. "Therefore keep watch because you do not know when the owner of the house will come back--whether in the evening, or at midnight, or when the rooster crows, or at dawn. ♩ 섬집아기 ( 박인희 ) https://youtu.be/4_VVoxZQRE4?si=0xlEmvdj4..
바위 틈새 험한 계곡 높다란 나무 가리지 않고 해돋이 아침 한낮의 중천 노을빛 해질녘 헤아리지 않는 밤낮없이 지천으로 달려가는 소리 없는 파도 땅속 깊은 뿌리 향방 없이 뻗은 넝쿨 초록이 물든 잎새 한 몸을 이루어 세월이 진하게 익힌 뿌리 흙에서 우린 짙은 수액의 칡즙 바람 타고 하늘 향한 넝쿨 울타리 얽어매는 단단한 동아줄 한 여름 널따란 잎새 시원한 그늘 주는 뿌리 깊은 칡넝쿨의 파도 ♧ 로마서( 롬 ) 11장 18.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지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 18. do not boast over those branches. If you do, consider this: You do not support the root, but t..
비탈진 산길 한적한 개울가 호젓이 자리하여 산등성 스치는 회리바람 밤새 흔들어도 계절 마다하고 생명의 푸른빛 품어 떼숲을 이루니 달빛에 씻기어 바람에 말린 서걱대는 시샘으로 가늘고 긴 몸매 조릿대로 엮이어 복을 담으려 이른 아침 쌀을 일구는 어머니 손길 따라 정월 초하루 울타리너머 초가집 시렁에 걸린 복조리 ♧ 요한복음( 요 ) 8장 12.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12. When Jesus spoke again to the people, he said, "I am the light of the world. Whoever follows me will never walk in darkness, but will have t..
금강 물결흐르고 흘러국사봉 자락줄기 타고 자리한공주갈릴리수양관 정안의 밤꽃 향기금강의 이슬로 내리니에바다의 거듭남으로십자가의 성지한국의 시온 산과 들 바다 건너 달려온 갈급한 영혼생명의 빛을 향해무거운 죗짐 지고 소망의 동산 오르니우뚝 선 십자가에너른 두 팔 벌려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다 오라 부르시어 좁은문 향한지친 발걸음세상 나의 죄보혈로 씻어다 이루시었네 ♧ 시편(시) 133편 3.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3. It is as if the dew of Hermon were falling on Mount Zion. For there the LORD bestows his blessing, even life forevermore.
흙속에 마른 씨알 이슬 머금어 눈을 틔우고 따사로운 햇빛에 싹이 자라니 아침마다 바람이 텃밭 일구어 하늘하늘 춤추는 생명의 푸른 잎 ♧ 마가복음( 막 ) 4장 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28. All by itself the soil produces grain--first the stalk, then the head, then the full kernel in the head.
그는 나를 위해 살았다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한 번도 마다하지 않고 순풍으로 강풍으로 온몸으로 돌고 돌다 가을에 밀려 저만치 홀로 순종의 믿음으로 그는 나를 위해 살았다 ♧ 로마서( 롬 ) 5장 19.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19. For just as through the disobedience of the one man the many were made sinners, so also through the obedience of the one man the many will be made righteous.
나무포 촌노 가오리역을 찾는데 자꾸만 안주상에 입맛 돋운 가오리만 머리에 떠오른다 전철노선도 업그레이드 다운 받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가오리역을 어찌 짐작이나 했으랴 달리는 풍속도 약속이나 한 듯 핸드폰에 영혼을 몰입하여 지나는 길손 거들떠보지도 않거니와 아니면 눈 감고 잠 속을 달리니 전철 안에 낯선 이방인은 두리번거릴 뿐이다 번득 간헐적으로 스치고 지나는 전광판에 위치를 가름할 뿐 앞이 뒤고 뒤가 앞인 듯 짐작으로 달리다 솔샘역 이름이 신선하다 했는데 몇 마장 지나니 곧장 가오리역이 보인다 경로석 통로 배꼽 드러낸 아가씨 바로 눈높이에 서있어 어디에 차마 시선을 둘지 모르다 엉겁결 출구 찾아 나오니 비 내려 말끔한 거리 북한산 소슬한 가을바람이 확 스치어 그제야 나무포 촌노 헷갈린 정신이 번쩍 ..
( ♡ 축하! 결혼 47주년 ) 강을 건너 산을 넘어 굽이 굽이 돌아 흘러온 세월 유달산 일등바위 올라 내려다본 셋방살이 나무포에 서산초 목포상고 청출어람의 꿈 돛을 올리고 아침마다 매달리는 두 아들 차마 돌아서는 엄마의 발길 용당동 골목 슬라브 단독주택에 궁궐 부럽지 않은 첫 보금자리 언약 따라 성당으로 교회로 한 길 찾아 나선 믿음의 길 찾고 찾아 걸어온 길 돌아다보니 주님의 손길 두 아들도 아빠 되어 손자 손녀 자녀의 축복 녹(綠)은 생명이요 향(香)은 말씀으로 녹향(綠香) 가족 새 생명으로 거듭나려니 오늘이 어제를 품어 내일로 흐르는 영원한 영생의 강이여! ♧ 요한복음( 요 ) 3장 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