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산내들이야기 (290)
녹향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https://youtu.be/wcbjbil8eBU

엷은 미소 가냘픈 모습으로 히말라야 하리묵산(7,657m) 넘는 강인함이여! 칠봉(七奉) 순산에서 에베르트 정상까지 호연지기(浩然之氣) 저기 산이 있어 산을 오르네 산과 하늘이 하나된 영혼(靈魂) 천년의 설산(雪山)에 영원히 잠든 산(山) 사나이 (1991.8.5일자 산악 기사 헤드라인) 지난 3월부터 연락두절... 뒤늦게 알려져 ‘허가받아 고봉 향해 떠난다’ 마지막 편지. 경험 풍부한 베테랑 산악인... 수색대 파견 계획. (아래의 기사를 얻기까지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협조하여 주신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구청 보건과 박원종 고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1991년 8월 5일(월요일) 일간신문에 실린 실종 기사내용 안나푸르나 트레킹... 사진작가 심건식씨 실종 5개월 심건식씨 실종까지의 행정 베테..

산 산개울 억새 떼지어 쏘삭이는 바람 사이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가는 몸매 사리고 사려 밤새 내린 어둠 한사코 안으로 삭이어 새벽녘 청아한 하늘 짙게 머금은 푸르디 푸른 댓잎 ♧ 시편( 시 ) 18편 1.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1. I love you, O LORD, my strength.
땅 하늘 바람으로 뿌리내려 어우러진 뙈기 마당 잎새 사이로 청녹홍 꽃 피워 벌 나비 날아오니 피는 꽃은 향이요 지는 꽃은 씨알 품어 텃밭의 아낙네 손길마다 새 생명으로 거듭나는 뜨락

소설은 머리에 집을 지으려 하고 수필은 눈에 눈물을 담으려 하며 콩트는 손바닥에 세상을 그리려 하나 시는 온몸을 물감으로 색칠하려 하네 ( * 걸어온 길 뒤 돌아다보니 내 안에 몸짓이 족적의 상징으로 남으려니 소설은 세상이요 수필이 예술이요 콩트가 정치라면 시는 믿음의 신앙이라! 마치 오르는 길에 보지 못한 "그 꽃" 내려오는 길에 보듯이! )
내 무덤앞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 거기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난 천 개의 바람으로 불고 있어요. 눈밭 위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기도 하고 익은 곡식 위에 햇빛으로 내리기도 하고 부드러운 가을비로 내리기도 해요. 아침에 서둘러 당신이 깨어날 때 난 당신 곁에 조용히 재빨리 다가와서 당신 주위를 맴돌 거에요. 밤하늘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이 나에요. 그러니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말아요. 나 거기 있지않아요 나 죽지 않았거든요. 💦💦💦💦💦💦💦 어떻게 이런 시가 있을 수 있을까. 죽은 자가 산 자를 위로하는 시라니ᆢ 산 자가 죽은 자를 애도하는 추모시는 있지만 죽은 자, 정확히는 죽을 자가 자기 죽음을 너무 슬퍼할 산 자를 망자 일인칭 주어로 걱정하는 참으로 특이한 감동의 시다. 대체 누가 썼을까.. 작가 ..

세월 가니 알게 되더라 부모형님성수... 떠나신 뒤 막둥이라고 짊어질 무게 알겠더라 쫌 하면 오지랖 넓다 쫌 못 하면 요량 없다 믿음 전하려면 자유하니 놔둬라 이제 초로 황혼에 형님성수누님... 가신님들의 영혼을 생각하면 그냥 눈시울 뜨거워지더라! 어머님은 늘 막둥이라 하시고 마지막 가시면서도 그렇게 부르셨다. 새벽이면 사랑방에 아버지 형님들 얘기 도란도란 할 때 큰방에 어머님은 홀로 몸 돌아눕기도 힘들었다. 막둥이는 어머님의 그 새벽을 수도 없이 지켜보았다. 아버지 가시고 난 후 어머님은 방문 손바닥 문풍 사이로 아버지 사랑채 내다보며 눈물짓곤 하시던 어머니! 그 모습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아버지 떠나신지 불과 2년 남짓 아버님 따라 가시면서 남기신 당부 어찌 잊으오리까! " 지고 살아라!" 기도마다..

땡볕 마른 더위여! 그대를 세상은 폭서(暴暑)라 부른다네! 그대는 올 여름 말씀의 묵상을 일상으로 하려는 나를 얼마나 혼미케 하였는가! 더욱이 코바19 고얀 녀석까지 데불고 말세의 위세를 떨치려 했던가! 한 세기 두어 보기 드문 한양과 중부지역에 쏟아 부은 물 폭탄! 반지하에서 들려 오는 마지막 다급한 가슴을 찟는 그 아픈 목소리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 엄마! 문이 안 열려!" 한편으로 이만한 더위의 고난도 없이 말씀의 은혜를 누리려 했느냐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한다네. 역사의 수많은 골마다 고난과 격동속에 목숨 바쳐 말씀의 빛을 전한 분들이 이만한 더위에 지쳐 까탈스러워 하는 나를 보고 뭐라 하실까! 내자가 이웃에 한 폭 얻어 심었더니 이제는 화분을 가득 메운 야화(夜花 : 夜來香)를 자랑하지 않..

내 어릴적 고향 뒤 순산에 봄이 되면 참꽃이 흐드러지게 피곤하였다. 꽃 색갈이 연분홍으로 부드럽고 꽃 술도 옅은 봄 바람에도 하느적 거렸다. 무슨 꽃인지도 잘 모르고 솔 밭 사이 여문 참꽃을 따다 입 안에 넣으면 꽃과 향이 함께 사르르 녹는듯 하였다. 그런데 그 참꽃과 너무나 닮아 어린 눈에 구별하기 쉽지 않았던 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개꽃이었다. 꽃의 색상은 오히려 참꽃 보다 더 화려한듯 하고 꽃 송이도 영근듯 푸짐하지만 그 꽃은 독성이 있어 먹지 못한다 한다. 요즈음 신세대에게 오히려 "진달래와 철쭉"이라 하면 더 쉽게 와 닿을듯 싶다. 파종시기 손바닥 남짓 주말 텃 밭에 삽질하여 씨앗을 뿌리다 늘 상념에 사로 잡히곤 한다. '밭은 내 마음이요 씨앗은 말씀'이려니 비록 내 마음의 밭이 박토이고 내 ..

어머님 전 상서어머님!오늘이 어머님이 가신지 어언 34년이 되는 추모일이네요.전에는 더러 꿈에 뵈시더니 요즈음에는 뵈올 수도 없네요.마지막 가시면서도 그렇게 ‘막둥아! ...’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이제 세상이 많이 달라져 예전처럼 우체국에 우표 붙여 편지 보내지 않아도 문자나 카톡이 있으니 이렇게 어머님께 편지를 보내도 단 돈 10원이 없어도 되네요. 어머님의 후손들이 하늘 아래 어디에 있어도 ‘카톡’ 소리 하나로 한 마음이 되는 멋진 세상이 되었네요! 그래서 카톡마당으로 모이곤 합니다. 가신 그때도 오늘처럼 차운 겨울임에도 몸져누우시어 마지막 욕창으로 고생하시던 모습이 유난히도 많이 내린 영산강너머 설경과 겹쳐 마음 아리게 마구 달려옵니다. 어머님 살아계신 생전에 다하지 못한 소자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