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향
산 사나이 본문
삼가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빕니다.
『 1991년 3월 연락두절... 뒤늦게 알려져 ‘허가받아 고봉 향해 떠난다’ 마지막 편지. 경험 풍부한 베테랑 산악인... 수색대 파견 계획』
( 1991.8.5일자 일간신문 헤드라인 )
산 사나이
항상 엷은 미소와
가냘픈 모습으로
안나푸르나를 넘는 강인함이여!
고향 칠봉산에서
에베르트 정상까지
호연지기(浩然之氣) 기개 하늘에 닿으니
저기 산이 있어 산을 오르네!
산과 하늘이 맞닿는 준설
백설의 영혼으로
정녕 영원한 꿈 펼치나니
산 사나이로 영원하리!
2002. 4. 3
「산사나이 건식」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리며
감히 허락도 없이 마지막 엽서․편지를 공개합니다.
또한 아래의 기사를 얻기까지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협조하여 주신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구청 보건과 박원종 고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1991년 8월 5일(월요일) 일간신문에 실린 실종 기사내용
안나푸르나 트레킹... 사진작가 심건식씨
실종 5개월
심건식씨 실종까지의 행정
베테랑 산악인이자 사진작가인 심건식씨(45.한국생태사진가협회회원)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을 트레킹 하다 실종, 현지 경찰이 소재파악에 나서고 있으나 5개월째 생사여부가 확인되고 있지 않아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네팔당국과 한국대사관측이 서울의 가족들에게 “심건식씨가 지난 3월 3일 안나푸르나로 혼자 트레킹을 떠난 후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되고 있다”는 비보를 전해옴으로써 뒤늦게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심씨는 89년에 이은 두 번째의 <히말라야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월 18일 서울을 출발, 홍콩, 방콕, 스리랑카를 거쳐 2월 5일 인도에 캘커타에 도착한 후 육로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로 들어갔었다. 심씨는 동료사진작가 허명욱씨(40)와 동행했으나 네팔로 향하기 전 헤어졌는데 그동안 가족들에게 여러 차례 안부편지를 보내 왔었다. 그러나 지난 3월 3일 마지막 편지에 “마침내 네팔당국으로부터 트레킹 허가를 얻었다. 안나푸르나가 눈앞에 보이는 다르방에서 5천~6천m 고봉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3월 16일 허명욱씨가 서울에서 부족한 필름을 갖고 카트만두에 오기로 해 빨리 돌아가야겠다”고 전해 왔는데 그 후 소식이 끊겼다.
심씨의 여동생 심지현씨(38)는 “동료산악인들은 워낙 산세가 험해 살아있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하나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눈만 뜨면 산을 찾던 오빠가 그토록 좋아하던 산에서 실종되다니...”하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또 심씨와의 약속대로 지난 3월 16일 카트만두에 도착해 보름간 기다렸었다는 허명욱씨는 “카트만두에서 당국 그리고, 현지 산악인들, 셰르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수소문해 봤지만 단지 2주간의 트레킹 허가를 받아 카메라 3대와 비상식량을 담은 배낭을 메고 떠났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며 망연자실했다.
“한편 한국생태사진가협회 백영웅 회장은 ”산악인, 가족들과 의논해 수색대를 편성해 현지로 보내 심씨의 생사 확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0년 등반경력의 심씨는 86년 에베레스트를 단독 정찰했고, 88년에는 인도 히말라야 하리묵산(7,657m)에 한국 초등 한 것을 비롯, 강가푸로나(7,455m), 임자체봉(6,189m), 고교피크(6,360m), 칼라파타봉(5,545m)등 히말라야의 고봉을 잇따라 등정했었다.
♠ 산악회 박원종 고문에게 보낸 엽서
안녕하십니까?
산악회원 모든 분들도 안녕하시겠지요?
출루봉 등반은 취소돼 인도 히말라야 산맥인 Mt Harmuk를 2개월 23일 6시 40분(PM)에 정상에 고산족과 김상연, 심건식 3사람이 해드랜턴 밧데리가 중지되는 -30°C이상의 추위와 폭설이 내려 허리까지 빠지는데도, 성공하였습니다. 스위스 알프스 등반 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안녕
♠ 산악회 박원종 고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박종원 고문님께
저는 네팔에 와서야 연락을 드리니 죄송합니다.
고문님, 회장님, 산악회원 모두 안녕하십니까?
저는 다른 나라를 거쳐 네팔에 왔습니다.
이쯤 이곳도 겨울이라고 쿰부 히말라야를 가려고 하는데, 일주일재 경비행기가 가지 못하고 날마다 아침 일찍 비행장에 나갔다가 돌아옵니다.
어제는 히말라야까지 거의 갔다가 착륙하지 못하고 위험스럽게 돌아왔습니다.
저는 출국 전에 산악회에서 빌려온 돈을 드리고 오려고 하였는데 받아야 할 곳에서 못 받고 어렵게 출국한 저를 용서하십시오. 너무 미안합니다.
받아야 할 곳에서 나온 대로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히말라야 등반과 촬영이 끝나면 사진전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3대의 카메라와 여러 개의 렌즈와 장비가 많아(40kg) 고생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오늘 비행장에서 금성전선 회장이 얼마나 무거운가 2개의 배낭을 들어보시더군요.
저는 이번 네팔왕국에 와서 철저하게 보호받고 있는 왕족의 생활을 많이 알았습니다.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그들이지만 인간애를 찾고 있더군요.
저는 우리나라 유명한 탤랜트, 모델, 미스 코리아 등을 거의 촬영을 하여 보았으나 이번에 만난 왕족처럼 예쁜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내년에 한국에 올테니까 만나보십시오.
저는 그녀의 덕택으로 VIP대우를 받으며 2일간을 그녀의 택시로 가고 싶은 곳은 다 가보았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전개돼 빨리 히말라야를 갔다온 후 만나자고 약속을 하려했지요.
로마의 휴일이 생각납니다. 제가 오늘 못 간줄 알기에 전화가 올 것입니다. 고문님 저는 고생도 팔자인가 봅니다. 너무나 춥고 하도 열심히 촬영하여 좋은 작품 보여드리겠습니다.
산악회 회원들께 안부나 전하여 주십시오. 고문님의 건강과 행복을...
1989. 2. 8. 네팔에서... 건식드림
♣ 심건식 인도 히말라야사진전
Mr. Gon Sik.Sim
Lumbini Guest House
Thame1. Kathmandu
● 인도 히말라야 등정
SIM GON SIK PHOTO EXHIBITION of CLIMB Mt. HIMALAYA INDIA
● 일시 : 1988. 8. 26 ~ 8. 30(5일간)
● 장소 : 뉴코아백화점 문화행사장(신관5층 TEL.533-3300(교)501)
● 후원 : 국제식품
● 직업 : Photographer
● 산행경력
1962년 : 지리산, 설악산, 인수봉 각 50여회등반
1979년 : 북알프스(3,190m), 후지산(3,736m) 등반
1985년 : 옥산(3,997m) 단독 등반
1986년 : 네팔 히말라야 강가프르나(7,455m) 등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m) 단독 정찰, 하계 타르사막 단독 횡단
1988년 : 동계 인도 히말라야(한국 최초 등반), 하리묵산97,657m) 등정
1989년 : 동계 히말라야 임자체봉(6,189m), 고교피크(6,360m), 칼라파타봉(5,545m), 3봉우리 단독 등정
● 대한산악연맹 시민산악회 회원
● 대한사격연맹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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