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산내들이야기 (227)
녹향
천왕봉 구름 따라 바람 따라 나주목 뱃길 강물이 굽이 굽이 흘러 느러지 한반도 물떼새들의 비상 옛 영산포구 조기배 깃발 흩날리는 만선의 기쁨 구릿빛 어부의 얼굴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바이크 하나일 수 없는 둥근 두 바퀴 강물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고 달려 유달산 구름 따라 바람 따라 일등바위 한눈에 고하도 건너 시야 바다 열리는 남도 길 ♧ 마태복음(마) 7장 13.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13. "Enter through the narrow gate. For wide is the gate and broad is the road that leads to destruction, and many enter through it.
이른 텃밭에 고추 오이 호박 세월의 줄기 바람 타고 하늘 향해 달음질치는 생명줄 봄볕 마당 망이지 마냥 천방지축 뻗어나가 튼실한 지주목에 보드라운 끈으로 고리 내어 묶인 매듭 푸르디푸른 여름날 풍성한 열매 토실토실 익더니 조락의 가을날 마른 잎 떨어지고 뿌리마저 메말라 빈 지주목에 마른 삶의 뿌리 바람에 날릴세라 허허로운 겨울날 그날의 고리 매듭 빛으로 풀어주네 ♧ 요한복음( 요 ) 12장 46.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두움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 46. I have come into the world as a light, so that no one who believes in me should stay in darkness.
깊이와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평행선으로 달리는 나 홀로 길 너와 나 하나 되어 가로와 세로 만나는 교차로 길 두 팔 벌려 온 세상 떠안아 생명의 씨 뿌리는 십자가의 길 무거운 죗짐 홀로 짊어지고 대속으로 다 이룬 사랑의 길 새 하늘 새 땅 나팔소리 들으며 씻김으로 열리는 부활의 길 ♧ 요한복음( 요 ) 14장 6.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6. Jesus answered, "I am the way and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구름도 쉬어 넘고 바람도 여울지는 산마루 지나온 발길 돌아갈 수 없는 날 그 흔적에 의미를 담는 몸짓 ♧ 녹향(綠香) 녹(綠)은 생명이요, 향(香)은 말씀이니, 녹향(綠香)은 생명의 말씀으로 거듭남이라! Green incense The green is life, The incense is Word, Green incense is born again as the Word of life! ♧ 지정의(知情意) 아는 만큼 넓게 보이고 보인 만큼 깊게 감동받고 감동만큼 참되게 행함이라! As much as I know I can see it wide As much as I see I'm deeply touched As much as I'm touched I can do it really well!
하늘 향해 무성한 느티나무 짙은 잎새 사이로 숨어 우는 외침 예닐곱 해 넘어 세상에 태어나 겨우 일곱 날 사는 슬픈 노래 백세 세상에 겨우 며칠 살다 가는 지축을 울리는 가슴의 한 삼백예순 날 일곱 번 세월을 일곱 날 구슬에 꿰려는 몸부림 가는 여름 오는 여름 운명의 덫 노래하는 여름날의 떼창 ♧ 누가복음( 눅 ) 21장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 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34. "Be careful, or your hearts will be weighed down with dissipation, drunkenness and the anxieties of life, and that day will close on y..
일곱 봉우리 궁개동천 기를 품어 참봉 할배 샛터를 잡아 사립문 열어 울타리 초가집 담장 넝쿨채 익은 누런 호박 어미닭 따라 모이 쫒는 병아리 두엄자리 헤집고 붉으스레 볼 붉힌 샘거리 살구나무에 찌르렁 매미울음 작두샘 퍼 올린 냉기 섬뜩한 지하수 바가지 허리물 여름 날리고 마당 복판 모깃불 피워 맷방석 펴고 대부채 날리며 북두칠성 그리던 저녁 성아 동생 씨름판 벌려 물배 맞짱 뛰던 가족오락 밭갈이 쟁기 벗은 채 우적우적 되새김하는 외양간 얼룩이 대문 앞 터전밭 감나무는 간 데 없고 배추상추 입맛을 돋우는데 구순 넘은 성수님은 칠일 그 탯자리 지키며 통명산 해돋이를 바라보시네 ♧ 누가복음( 눅 ) 9장 62. 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 하시니 6..
이른 아침 텃밭 밀대 모자 눌러쓰고 고추 따고 풀 뽑으니 굵은 땀방울 온몸에 베잠방이 흠뻑 젖어 땀이 옷이 되어 허수아비 팔뚝에 베적삼 두르고 허리춤에 바짓가랑이 걸치어 논두럭 사이 지나는 소낙비에 들녘 회리바람 자연풍 돌려 땡볕 내리 쬐는 햇볕 사이로 눈부시게 빛나는 빨래 춤사위 하늘하늘 날렵한 몸매로 한나절 춤추는 허수아비 빨래 ♧ 마가복음( 막 ) 9장 3.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심히 희어졌더라 3. His clothes became dazzling white, whiter than anyone in the world could bleach them.
학교 끝나 집에 오면 의례히 기다리는 일 꼴망테 매고 덩치 큰 소 앞세우고 가던 물리기 하천둑 개 눈 감추듯 한 꼴망테 채우고 한가로이 풀 뜯는 소를 느긋이 바라보며 효문동 앞 시냇가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표지도 없는 낡은 펄벅의 대지 한참을 읽다 졸다 눈 떠 보니 뉘엿뉘엿 석양빛에 화들짝 놀라 들판을 바라보아도 샘새골 먼 길 둘러보아도 소는 온 데 간데없고 타는 속도 모르는 매미울음 소 한 마리는 집안 살림 보배라시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라 눈앞이 아득한데 날은 저물어 돌고 돌아 사립문 빠끔히 훔쳐보니 우죽 우죽 되새김질하는 외양간 소 * 귀소본능(歸巢本能) : 자신이 태어난 장소나 오랫동안 지냈던 장소로 돌아갈 수 있는 동물의 본능 ♧ 잠언( 잠 ) 14장 4.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
지나가는 발길마다 만들어지는 길 혼자 왔다 혼자 가는 나그네 길 어둠 속에 길을 가다 넘어지는 길 빛을 따라 좁은문 향해 함께 가는 길 거듭난 생명 안에 새 하늘 동행하는 영생의 길 ♧ 요한복음( 요 ) 8장 12.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12. When Jesus spoke again to the people, he said, "I am the light of the world. Whoever follows me will never walk in darkness, but will have the light of life."
여리디 여린 보드라운 줄기 서로 보듬아줄 인연 찾아 벼랑길 가시덤불 가리지 않고 손 내밀어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바람이 가는 길 막아도 가시밭 벼랑길 가리지 않고 엉키고 설키어 생명줄 뻗어나가 무성한 줄기 하루가 다르게 숲을 이루어 열매를 맺으니 하늘과 땅에 비와 바람을 이겨내 햇빛을 향한 생명의 거듭남이여! ♧ 이사야( 사 ) 11장 1.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1. A shoot will come up from the stump of Jesse; from his roots a Branch will bear fru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