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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향

나는 그대로인데 세월이 옷을 늘였나 옷은 그대로인데 세월이 나를 줄였나 선 자리 그대로인데 어깨는 처지고 기장은 길다 모두 그대로인데 언제부터 세월 바깥에 서 있었는가 잊혀 저 가는 늦가을 뚝 떨어진 밤송이었는지 모른다 ( * 리폼 [reform] : 낡거나 오래된 옷, 물건, 주택 따위를 새롭게 고치는 일 ) ♧ 에베소서( 엡 ) 5장 16.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16. making the most of every opportunity, because the days are evil.

텃밭에 밤새 내린 이슬 방울방울 영글어 여리디 여린 부드러운 속살 노랗게 물드니 바람결에 노란 어린잎 살포시 내민 얼굴에 한나절 따사로운 햇살 곱게 비추어 애띤 푸른 *결구 어린 젖가슴처럼 몽올지니 밤낮으로 수줍어 몰래 익어가는 배추 밭고랑 ( * 결구(結球) : 호배추 따위의 채소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일 ) ♧ 시편( 시 ) 65편 10.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 주시나이다 10. You drench its furrows and level its ridges; you soften it with showers and bless its crops.

발길 따라 가는 길 기러기 한 복판 짝지은 날갯짓 찾고 찾아 허공을 맴돌아 세월의 강 굽이 굽이 흘러 홀로 선 나그네 산너머 청솔 가지 사이로 낯익은 산천 선채로 돌이 되어 소리쳐 부르니 하늘 아래 고운 단풍 예나 다름없는데 빈 그림자로 되돌아오는 메아리여! ♧ 잠언( 잠 ) 16장 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9. In his heart a man plans his course, but the LORD determines his steps.

아침이 여릿 열리는 영산강 스멀스멀 스치는 안개 이슬로 맺혀 섬집아기 잠재우던 파도소리 비우고 내려놓은 텅 빈 가슴에 빛으로 촉촉히 젖어오네 ♧ 마가복음( 막 ) 13장 35.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혹 저물 때엘는지, 밤중엘는지, 닭 울 때엘는지, 새벽엘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35. "Therefore keep watch because you do not know when the owner of the house will come back--whether in the evening, or at midnight, or when the rooster crows, or at dawn. ♩ 섬집아기 ( 박인희 ) https://youtu.be/4_VVoxZQRE4?si=0xlEmvdj4..

바위 틈새 험한 계곡 높다란 나무 가리지 않고 해돋이 아침 한낮의 중천 노을빛 해질녘 헤아리지 않는 밤낮없이 지천으로 달려가는 소리 없는 파도 땅속 깊은 뿌리 향방 없이 뻗은 넝쿨 초록이 물든 잎새 한 몸을 이루어 세월이 진하게 익힌 뿌리 흙에서 우린 짙은 수액의 칡즙 바람 타고 하늘 향한 넝쿨 울타리 얽어매는 단단한 동아줄 한 여름 널따란 잎새 시원한 그늘 주는 뿌리 깊은 칡넝쿨의 파도 ♧ 로마서( 롬 ) 11장 18.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지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 18. do not boast over those branches. If you do, consider this: You do not support the root, but t..

비탈진 산길 한적한 개울가 호젓이 자리하여 산등성 스치는 회리바람 밤새 흔들어도 계절 마다하고 생명의 푸른빛 품어 떼숲을 이루니 달빛에 씻기어 바람에 말린 서걱대는 시샘으로 가늘고 긴 몸매 조릿대로 엮이어 복을 담으려 이른 아침 쌀을 일구는 어머니 손길 따라 정월 초하루 울타리너머 초가집 시렁에 걸린 복조리 ♧ 요한복음( 요 ) 8장 12.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12. When Jesus spoke again to the people, he said, "I am the light of the world. Whoever follows me will never walk in darkness, but will have t..

흙속에 마른 씨알 이슬 머금어 눈을 틔우고 따사로운 햇빛에 싹이 자라니 아침마다 바람이 텃밭 일구어 하늘하늘 춤추는 생명의 푸른 잎 ♧ 마가복음( 막 ) 4장 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28. All by itself the soil produces grain--first the stalk, then the head, then the full kernel in the head.

그는 나를 위해 살았다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한 번도 마다하지 않고 순풍으로 강풍으로 온몸으로 돌고 돌다 가을에 밀려 저만치 홀로 순종의 믿음으로 그는 나를 위해 살았다 ♧ 로마서( 롬 ) 5장 19.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19. For just as through the disobedience of the one man the many were made sinners, so also through the obedience of the one man the many will be made righteous.

( ♡ 축하! 결혼 47주년 ) 강을 건너 산을 넘어 굽이 굽이 돌아 흘러온 세월 유달산 일등바위 올라 내려다본 셋방살이 나무포에 서산초 목포상고 청출어람의 꿈 돛을 올리고 아침마다 매달리는 두 아들 차마 돌아서는 엄마의 발길 용당동 골목 슬라브 단독주택에 궁궐 부럽지 않은 첫 보금자리 언약 따라 성당으로 교회로 한 길 찾아 나선 믿음의 길 찾고 찾아 걸어온 길 돌아다보니 주님의 손길 두 아들도 아빠 되어 손자 손녀 자녀의 축복 녹(綠)은 생명이요 향(香)은 말씀으로 녹향(綠香) 가족 새 생명으로 거듭나려니 오늘이 어제를 품어 내일로 흐르는 영원한 영생의 강이여! ♧ 요한복음( 요 ) 3장 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

소슬바람이 소매깃에 시원하다. 파란 잔디를 지레 밟으며 동반자와 담소를 나누는 파크골프가 요즈음 실버세대 보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 상한가 종목인 듯싶다. 엊그제 남악파크에서 생면 초면인 부부 동반자를 만나 나이 터울도 잊은 채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상대 남편분의 타력 강약과 마무리 퍼팅 밀당이 정교해 보였다. 덕담으로 내자분에게 남편분의 원포인트 레슨만 받아도 일취월장 가능성이 돋보인다 했더니 두 분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남편분이 " 죽어도 말을 안 들어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 개 뿔이나! " 내자분의 반응에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아하~! 자동차 처음 운전 연습하는 부부의 질긴 인연의 장면을 보는듯 싶었다. 그래도 부부간에 수강료 대신 저녁식탁에 반찬은 잘 챙기시라 했더니 두 분이..